수원시 팔달구 매탄동 동수원중학교 교문 한쪽에는 대형 저금통이 하나 놓여 있다. 학생들의 활발한 참여로 이 저금통은 나날이 무럭무럭 살쪄가고 있다. 이 학교 3학년 홍권희(15)군은 “굶주리고 있는 아프리카 친구들을 위한 `사랑의 저금통"”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는 지난 9월부터 기아에 시달리는 아프리카의 우간다 어린이 들을 돕기 위해 저금통을 마련했다. 오랫동안 인도 어린이 돕기사업을 해온 구옥란(69) 교장의 제안이었다.
아직 저금통을 깨지 않아 얼마가 모금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학생 들의 참여가 아주 적극적”이라고 최태수(41) 교사는 전한다. 최 교사는 “어린이들 스스로 모임을 만들어 왜 해외 어린이들을 도와야 하는지에 대한 토론도 벌이고 편지를 써서 교환도 한다”며 “이런 자발적 활동을 통해서 학생들은 교과서 이상의 배움을 스스로 깨쳐가 고 있다”고 말했다.
배고픔에 시달리는 해외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사랑의 손길"이 국내에서 소리없이 확산되고 있다. 초·중고 학생들의 동전에서부터 서민들 주머니의 꼬깃꼬깃한 1만원짜리 지폐, 그리고 기업들의 후원 까지, 해외의 가난한 어린이를 돕기 위한 물결이 전 사회적으로 퍼지 고 있다.
경기도 하남시 특수학교인 성광학교 안경남(40) 교사는 베트남 어린이 트란딘흐 푸옹(12) 가족에게 다달이 2만원씩을 보내준다. `가끔 편지도 쓴다"는 안 교사는 “남편이 교통사고로 죽은 뒤 부인 혼자서 농사지어 네 자녀 등 다섯식구를 먹여 살리는 푸옹 가족의 사연을 우연히 알게 된 뒤 돕게 됐다”고 말했다. 안 교사의 소식이 알려지 면서 이 학교 다른 2명의 교사들도 후원에 동참했으며, 울산 성신고, 광주시 동명중 소속 교사들도 푸옹 가족 돕기에 나섰다.
1997년부터 베트남의 투안(14)이라는 어린이에게 매달 2만원씩을 보내주고 있는 대한파카라이징 이장훈(52) 사장은 최근 기업체 임원과 고아원 원장 등 10여명을 모아 `국경없는 어린이 사랑" 모임을 만들었다.
인터넷상에서도 `오꾸또마"(cafe.daum.net), `어린이와 평화를 사랑 하는 모임" freehal.com/peace21) 등 해외어린이를 돕는 네티즌들의 모임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기업체 차원의 후원도 활발하다. 소망화장품은 매출액의 1%를 개발 도상국의 가난한 어린이 돕기에 내놓고 있으며, 내추럴홀푸드도 순이 익의 1%를 다른 나라 어린이를 돕는 데 쓰고 있다. 또 빕스, 스카이 락, 피자헛 등 외식업체들도 매장안에 대형 저금통을 마련해 모금액 을 모두 유니세프(국제연합아동기금) 등에 기증하고 있다. 파고다외국어학원도 수강료의 1%를 해외 어린이돕기에 내놓고 있다.
유니세프, 플랜코리아, 국제기아대책기구 등 어린이후원단체들은 이런 현상을 크게 반기고 있다. 플랜코리아 김소희 과장은 “80년대 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어린이 수십만명이 선진국의 원조와 후원을 받았는데, 이제 우리도 `우리가 받았던 것을 되돌려줘야 된다"는 의식이 생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네팔의 방케, 인도네시아의 셀라야, 베트남의 쾅트리, 아프리카 등 지구촌 곳곳에서는 아직도 3억명에 이르는 어린이들이 하루에 한끼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한겨레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이 학교는 지난 9월부터 기아에 시달리는 아프리카의 우간다 어린이 들을 돕기 위해 저금통을 마련했다. 오랫동안 인도 어린이 돕기사업을 해온 구옥란(69) 교장의 제안이었다.
아직 저금통을 깨지 않아 얼마가 모금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학생 들의 참여가 아주 적극적”이라고 최태수(41) 교사는 전한다. 최 교사는 “어린이들 스스로 모임을 만들어 왜 해외 어린이들을 도와야 하는지에 대한 토론도 벌이고 편지를 써서 교환도 한다”며 “이런 자발적 활동을 통해서 학생들은 교과서 이상의 배움을 스스로 깨쳐가 고 있다”고 말했다.
배고픔에 시달리는 해외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사랑의 손길"이 국내에서 소리없이 확산되고 있다. 초·중고 학생들의 동전에서부터 서민들 주머니의 꼬깃꼬깃한 1만원짜리 지폐, 그리고 기업들의 후원 까지, 해외의 가난한 어린이를 돕기 위한 물결이 전 사회적으로 퍼지 고 있다.
경기도 하남시 특수학교인 성광학교 안경남(40) 교사는 베트남 어린이 트란딘흐 푸옹(12) 가족에게 다달이 2만원씩을 보내준다. `가끔 편지도 쓴다"는 안 교사는 “남편이 교통사고로 죽은 뒤 부인 혼자서 농사지어 네 자녀 등 다섯식구를 먹여 살리는 푸옹 가족의 사연을 우연히 알게 된 뒤 돕게 됐다”고 말했다. 안 교사의 소식이 알려지 면서 이 학교 다른 2명의 교사들도 후원에 동참했으며, 울산 성신고, 광주시 동명중 소속 교사들도 푸옹 가족 돕기에 나섰다.
1997년부터 베트남의 투안(14)이라는 어린이에게 매달 2만원씩을 보내주고 있는 대한파카라이징 이장훈(52) 사장은 최근 기업체 임원과 고아원 원장 등 10여명을 모아 `국경없는 어린이 사랑" 모임을 만들었다.
인터넷상에서도 `오꾸또마"(cafe.daum.net), `어린이와 평화를 사랑 하는 모임" freehal.com/peace21) 등 해외어린이를 돕는 네티즌들의 모임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기업체 차원의 후원도 활발하다. 소망화장품은 매출액의 1%를 개발 도상국의 가난한 어린이 돕기에 내놓고 있으며, 내추럴홀푸드도 순이 익의 1%를 다른 나라 어린이를 돕는 데 쓰고 있다. 또 빕스, 스카이 락, 피자헛 등 외식업체들도 매장안에 대형 저금통을 마련해 모금액 을 모두 유니세프(국제연합아동기금) 등에 기증하고 있다. 파고다외국어학원도 수강료의 1%를 해외 어린이돕기에 내놓고 있다.
유니세프, 플랜코리아, 국제기아대책기구 등 어린이후원단체들은 이런 현상을 크게 반기고 있다. 플랜코리아 김소희 과장은 “80년대 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어린이 수십만명이 선진국의 원조와 후원을 받았는데, 이제 우리도 `우리가 받았던 것을 되돌려줘야 된다"는 의식이 생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네팔의 방케, 인도네시아의 셀라야, 베트남의 쾅트리, 아프리카 등 지구촌 곳곳에서는 아직도 3억명에 이르는 어린이들이 하루에 한끼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한겨레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