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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헬퍼 파견 사업 기대이상 성과 -어려운 사람이 어려운 사람 돕는다
04-04-14 16:44 1,590회 0건
'홈헬퍼를 아십니까.'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전국 30곳 복지시설과 연계해 벌이고 있는 '지역주민 자조 활동을 위한 홈헬퍼 파견사업'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며 민간 사회안전망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부산지역에선 연제구종합사회복지관과 동삼사회복지관 등 2군데서 지난해 7월부터 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홈헬퍼 파견사업은 해당 복지시설이 수급자,실업자,등 저소득층 가용인력을 봉사활동에 투입하는 프로그램으로,어려운 사람이 어려운 사람을 돕는다는 가장 기초적인 상부상조를 바탕에 깔고 있다. 그동안 복지시설 별로 이뤄졌던 자원봉사자 기능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봉사자로 나선 사람,즉 홈헬퍼를 지역 내 저소득층으로 제한하고 활동비를 월단위로 지급한다는 면에서 그 변별점을 읽을 수 있다.

연제구종합사회복지관 여동훈 사회복지사는 '홈헬퍼는 한번 나갈때마다 3시간씩 일하고 1만원을 받는데 매월 20만원내의 고정수입을 확보하게 되죠. 서비스 수혜대상에만 초점을 맞춘 게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홈헬퍼의 가계에도 보탬이 되는 이중효과를 볼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혜택을 받는 독거노인과 장애인 가정에겐 든든한 수발자이면서 한발 나아가 새로운 가족이 생기는 셈이고,봉사활동을 하는 홈헬퍼는 좋은 일하면서 생계 소득을 벌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의 만족감은 높다.

연제구에 사는 시각장애 1급 이영철(61·가명)씨는 역시 시각장애인인 부인과 단둘이 단층 슬레이트건물에서 살고 있다. 수십년째 해오던 안마사 일도 나이가 많아 최근 그만뒀다. 일정한 소득이 없으니 경제적 어려움이야 두말이 필요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집이 도로변에 위치한 덕에 부식가게 등이 가깝고 위급상황때 도움을 청할 수 있었다는 정도.

이런 이씨에게 최근 새로운 가족이 늘었다. 이씨를 전담하는 홈헬퍼 장영숙(57·여)씨다. 이씨는 지난해 9월께 연제구종합사회복지관에 들렀다 홈헬퍼 파견 대상자로 선정된 후 그때부터 쭉 장씨의 도움을 받았는데,이젠 한가족이나 다름없이 지내게 된 것이다. 장씨가 집안 일을 봐주면서 다소 불결했던 주거환경 위생상태가 나아졌고 운동도 시간되면 제때 나갈 수 있어 고질적이던 당뇨병도 많이 호전됐다. '매일 찾아와주니 고맙지. 말벗도 되고,길동무도 되고 한결 세상살이가 편해졌어.'

홈헬퍼인 장씨 입장에선 나눔의 보람 외에 또다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장씨네는 전형적인 저소득가정. 몸이 불편한 남편은 일을 못하는 관계로 장씨가 가계를 꾸려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지난해 생활정보지에서 홈헬퍼 모집 광고를 보고 이 프로그램에 뛰어들었는데,봉사의 대가로 받은 매달 20만원 정도의 돈이 생계에 큰 보탬이 되는 게 사실. 더우기 자신이 뭔가를 베풀 수 있다는 사실이 뿌듯하단다. '남을 도와주면서 제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키워갑니다. '사는 게 그렇지 뭐' 했던 예전의 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젠 뭐든지 해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장씨의 솔직한 심경고백이다.

장씨처럼 홈헬퍼로 활동하다 일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취업전선에 뛰어든 사람들도 늘고 있다. 연제구종합사회복지관측의 얘기다. '전업주부였던 류모(57·여)씨는 남편 사망이후 생계유지를 위한 직업을 갖는데 두려움을 갖고 그동안 저축해 뒀던 돈으로 생활해왔으나 홈헬퍼로 몇개월 뛰다 간병인 교육을 수료하고 현재 유급 간병인으로 소득활동을 벌이고 있으며,아들 둘을 둔 김모(36·여)씨는 평소 일해본 경험이 없어 사회생활을 두려워했으나 홈헬퍼 활동 후 대형할인매장 파트타임으로 취업했습니다.' 홈헬퍼로 활동한 저소득층의 자립능력이 배양됐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들이다.

동삼사회복지관 해피센터 민상화 사회복지사는 '홈헬퍼 스스로가 자기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가 있습니다'고 덧붙였다.


부산일보 - 임태섭기자 tslim@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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