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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총기사고] "다 엎드려"...50초만에 '상황 끝'
02-03-13 10:46 1,441회 0건
불과 40~50초 사이였다.
은행이 문을 닫을 시점인 12일 오후 4시58분쯤 전북 군산시 성산면 고봉리 동군산농협 성산지점 직원 문모(44) 대리는 열어놓은 옆문을 닫으려다 검은 복면에 군복을 입은 키 175㎝ 정도의 20대 남자 1명과 맞닥뜨렸다.

이 남자는 가스총으로 추정되는 총기를 들이대며 문 대리 등 직원 5명에게 서울 말씨로 “다 엎드려”라고 외친 뒤, 창구 앞으로 바랜 군복 색깔의 자루를 건네며 돈을 담을 것을 지시했다.

창구직원 신모(여·27)씨가 책상 위에 놓여 있던 582만원의 현금을 자루에 담아주자 남자는 곧바로 옆문을 통해 빠져나가 대기하던 흰색 에스페로 승용차를 타고 순식간에 달아났다.

범행 시각 30분 전부터 있었던 이 차량은 짙은 선팅이 돼 있었으며, 운전자 1명이 대기 중이었다고 은행직원들은 말했다. 갱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2인조 총기은행강도사건이었다.

이 차량의 번호판은 차량번호의 뒷부분이 4856로, 지난 10일 군산에서 도난당한 전북 31라 4856호 티코 승용차의 번호판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 당시 농협 직원들은 비상벨 2개를 눌렀으나 경찰이 출동했을 때는 이미 범인들은 달아나고 없었다. 당시 지점 폐쇄회로TV는 필름이 다 돌아간 상태여서 범행장면도 찍히지 않았다.

경찰은 현장에 있었던 “길이가 짧고 가스 분출구까지 포함한 총신이 2개였다”는 직원들의 진술에 따라 범행에 사용된 총기가 38구경 모형의 가스총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또 범인들이 지난 9일 일어난 서울 상봉동 한빛은행 소총강도사건 당시처럼 군복차림에 검은 복면을 한 점, 당시 범인들이 금고 열쇠를 가진 직원을 기다리다 범행에 성공하지 못한 것과 달리 현장에 있는 소액의 금액만 털어 달아난 점 사용총기가 K-2소총이 아닌 가스총으로 추정되는 점 등으로 미뤄 한빛은행 사건의 ‘모방범죄’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출입문 등에 남아있는 지문 10여개를 채취해 감식을 의뢰하는 한편, 인근 목격자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群山=金昌坤기자 cgkim@chosun.com )

(李東赫기자 do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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