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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도범딸 키우는 "가슴이 따뜻한 경찰"
02-03-11 12:17 1,345회 0건
"바다를 곱게 키워 친아빠가 출소하는 날 그의 품에 안겨줄 생각입니다."

현직 경찰관이 자신이 검거한 절도범의 딸을 신생아때부터 1년 넘게 키워주고 있어 감동을 주고 있다.

대구경찰청 기동수사대 김병일(金炳日·39·경장)형사가 그 주인공.

김형사는 지난해 3월 중순 대구 수성경찰서 형사계에 근무할 당시 특수강도 등의 혐의로 수배중인 이모씨(21)의 집을 덮쳐 이씨를 붙잡았다.

그러나 당시 만삭인 이씨의 부인(20)이 김형사의 앞을 가로막으며 해산할 때까지 "남편의 체포를 미뤄 줄 수 없겠느냐"며 눈물로 호소했다. 잠시 마음이 흔들린 김형사는 그러나 사사로운 인정에 끌려 임무를 미룰 수 없다고 판단, 이씨를 검거해 구속시켰다.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은 이씨는 현재 대구교도소에 수감중이다.

김형사는 이씨의 부인이 출산할 병원비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 평소 잘 아는 산부인과 병원에 부탁, 무사히 아기를 낳을 수 있도록 했다.

산모가 퇴원한 후 밀린 방값도 대신 내주고 아기가 먹을 분유도 사주는 등 뒷바라지를 해 온 김형사는 산모가 "어려운 형편 때문에 아기를 사회복지단체에 입양시킬 수 밖에 없다"는 말을 하자 아기를 대신 맡아 기르기로 결심했다.

초등학생 두 아들을 둔 김형사의 부인 장미정씨(36)도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 걱정되기도 했지만 남편의 결정에 따랐다.

김형사는 딸 예진(가명·1) 이를 집에서는 "바다"로 부른다. 바다처럼 세상을 넓게 살아가라는 뜻에서다. 김형사 부부는 9일 대구 수성구의 한 뷔페 식당에서 동료경찰관 친지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바다 양의 돌잔치를 열었다.

김형사의 품에서 자신의 딸이 잘 자라고 있다는 소식을 교도소에서 전해들은 바다양의 친아빠는 출소후 생계를 이어줄 기술을 익히며 새 삶 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사는 ""바다" 의 재롱으로 격무후에도 피로를 잊곤 한다" 면서 ""바다"를 친아빠에게 돌려주는 날에는 기른 정 때문에 눈물께나 흘릴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정용균기자<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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