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갑자기 떨어진 7일 전북 전주북초등학교. 강당 한쪽에 엉성한 칸막이를 하고 천장은 뻥 뚫린 채 마련된 임시교실에서 학생들은 수업에 집중하기는커녕 시린 손을 녹이는데 더 열중인 듯 보였다.
“교실이 춥고 선생님 말씀도 울려 퍼져서 수업내용이 귀에 들어오지 않아요. 하루빨리 정식 교실에서 수업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수업을 받던 2학년 김모군은 처음에는 재미도 있다는 표정이었지만 도무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할 것 같다는 모습이었다.
지난 2일 개학한 전주북초등학교는 교실이 모자라 강당에 임시교실 4개를 만들어 5학년 2개반과 2학년 2개반을 운영중인데 실내온도가 낮아 학생들이 추위에 떠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경남 마산시 내서읍 중리초등학교는 그래도 사정이 나은 편이다. 2층짜리 컨테이너로 임시 교실 8개를 만들어 수업을 하고 있는 이 학교는 날씨가 쌀쌀한 요즘에는 보기에 좀 흉할 뿐 크게 불편한 점은 없다.
그러나 문제는 최소한 1학기는 이 교실에서 수업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날씨가 더워지면 컨테이너 철판의 뜨거운 열기가 그대로 전달돼 기온이 올라가는 5월경부터는 한증막에서 수업을 해야 할 처지다. 학교 관계자는 “오는 6월쯤이나 새 교실이 완공되기 때문에 여름방학 전까지는 이곳에서 수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컨테이너 박스 등 가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학생은 전국적으로 6만여명에 이른다. 교육부는 당초 2월말까지 모두 6,057개의 교실을 증설할 계획이었으나 현재는 3,185개 교실(52.6%)만이 완공된 상태다.
울산에서는 이날 교실도 없는 학교로 배정받은 화암고교 학부모 60여명이 입학식 거부시위를 벌이고 384명의 신입생 가운데 100여명만이 입학식에 참석, 반배정 등 학사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책·걸상이 모자라 학생들이 교실 바닥에 앉아 공부하는 ‘후진국 교실’ 풍경을 볼 수 있는 학교도 수두룩하다.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7일 현재 전주시내 8개 학교(10개 학급)에 필요한 책·걸상 340조가 공급되지 않고 있고 정읍시 동신초등학교 250조, 장수군 자계초등학교 100조 등 도내에만 모두 690조의 책·걸상이 제때 납품되지 않은 실정이다.
이 때문에 특별교실에 있는 낡은 책·걸상 등을 옮겨 쓰거나 교실바닥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등 파행수업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지역도 공사가 늦어져 인근 학교에서 더부살이로 개교한 학교가 4개나 되며 학생들은 대부분 강당이나 컨테이너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경기 부천시 상동 석천중학교는 개교는 했지만 교실신축공사가 끝나지 않아 개학식만 끝내고 전교생이 2박3일 일정으로 경기 포천으로 현장학습을 떠나야 했다.
학부모들은 “교육당국이 학급당 정원을 35명으로 맞춰야 한다는 목표달성에만 급급한 나머지 무리하게 학교들을 개교시켜 학생들만 고생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성현·한대광·이상호기자 shpark@kyunghyang.com〉
“교실이 춥고 선생님 말씀도 울려 퍼져서 수업내용이 귀에 들어오지 않아요. 하루빨리 정식 교실에서 수업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수업을 받던 2학년 김모군은 처음에는 재미도 있다는 표정이었지만 도무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할 것 같다는 모습이었다.
지난 2일 개학한 전주북초등학교는 교실이 모자라 강당에 임시교실 4개를 만들어 5학년 2개반과 2학년 2개반을 운영중인데 실내온도가 낮아 학생들이 추위에 떠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경남 마산시 내서읍 중리초등학교는 그래도 사정이 나은 편이다. 2층짜리 컨테이너로 임시 교실 8개를 만들어 수업을 하고 있는 이 학교는 날씨가 쌀쌀한 요즘에는 보기에 좀 흉할 뿐 크게 불편한 점은 없다.
그러나 문제는 최소한 1학기는 이 교실에서 수업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날씨가 더워지면 컨테이너 철판의 뜨거운 열기가 그대로 전달돼 기온이 올라가는 5월경부터는 한증막에서 수업을 해야 할 처지다. 학교 관계자는 “오는 6월쯤이나 새 교실이 완공되기 때문에 여름방학 전까지는 이곳에서 수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컨테이너 박스 등 가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학생은 전국적으로 6만여명에 이른다. 교육부는 당초 2월말까지 모두 6,057개의 교실을 증설할 계획이었으나 현재는 3,185개 교실(52.6%)만이 완공된 상태다.
울산에서는 이날 교실도 없는 학교로 배정받은 화암고교 학부모 60여명이 입학식 거부시위를 벌이고 384명의 신입생 가운데 100여명만이 입학식에 참석, 반배정 등 학사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책·걸상이 모자라 학생들이 교실 바닥에 앉아 공부하는 ‘후진국 교실’ 풍경을 볼 수 있는 학교도 수두룩하다.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7일 현재 전주시내 8개 학교(10개 학급)에 필요한 책·걸상 340조가 공급되지 않고 있고 정읍시 동신초등학교 250조, 장수군 자계초등학교 100조 등 도내에만 모두 690조의 책·걸상이 제때 납품되지 않은 실정이다.
이 때문에 특별교실에 있는 낡은 책·걸상 등을 옮겨 쓰거나 교실바닥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등 파행수업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지역도 공사가 늦어져 인근 학교에서 더부살이로 개교한 학교가 4개나 되며 학생들은 대부분 강당이나 컨테이너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경기 부천시 상동 석천중학교는 개교는 했지만 교실신축공사가 끝나지 않아 개학식만 끝내고 전교생이 2박3일 일정으로 경기 포천으로 현장학습을 떠나야 했다.
학부모들은 “교육당국이 학급당 정원을 35명으로 맞춰야 한다는 목표달성에만 급급한 나머지 무리하게 학교들을 개교시켜 학생들만 고생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성현·한대광·이상호기자 shpar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