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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에게 일자리를
02-02-14 14:01 1,207회 0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보고서에서 "노인 인구의 증가가 저축률 감소.투자 위축 등으로 이어져 경제성장을 크게 둔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원은 "노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현재 10명의 청.장년이 노인 한 명을 부양하지만 17년 뒤에는 5명이 노인 한 명을 먹여살려야 한다"고 전망했다.

국내 노인(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은 2000년에 7%를 넘어섰다. 유엔 기준으로 볼 때 노인층 증가의 부작용이 본격적으로 나타난다는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것이다.

지금 추세라면 2019년엔 그 비율이 14%에 달해 노인 문제가 국가 전반을 압박하는 고령사회가 된다. 세계에서도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다.

실제로 전국에서 '가장 늙은' 광역단체인 전남도(노인층 비율 13.6%)에서는 고령화의 부작용이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이 지역 총생산액은 25조5천억원. 그 5년 전에 비해 불과 35% 늘어난 수치다.

반면 노인 비율이 5.8%인 경기도의 총생산액은 지난해 1백6조9천억원으로, 같은 기간 76% 성장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농업 위주인 산업구조의 한계도 있지만 성장률이 낮은 주요인은 노인인구 비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1989년 골드플랜, 94년 신(新)골드플랜을 잇따라 내놓으며 노인 문제를 국가 어젠다로 다루고 있다. 호주는 96년 고령자를 채용할 때 인센티브를 주고 해고할 때 불이익을 주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노인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정치권은 노인 문제에 눈을 감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다. 정부는 아주 기본적인 정책 방향조차 수립하지 않고 있다. 노인 복지예산도 전체의 0.37%에 불과하다.

중앙부처의 노인정책 인력.조직 역시 초라하기 짝이 없다. 보건복지부 2개과 10명, 노동부 1개과 2명이 전부다. 미국은 노인복지청을 따로 두고, 일본은 후생성에서 1국 4개과가 담당한다.

호남대 오승환(사회복지) 교수는 "정치권은 선거 때마다 표를 얻기 위해 획기적인 노인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떠들다가 선거가 끝나면 모두 잊어버린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노인 문제에 대한 종합대책을 시급히 세워야 하며, 그 출발점은 노인 일자리 창출이라고 말한다.

차흥봉 전 보건복지부 장관(한림대 교수)은 "노인 고용 창출이 사회부담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대안"이라며 "정책을 잘만 수립하면 젊은 사람의 일자리를 뺏지 않고도 노인의 일거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정 연령이 되면 임금을 줄이거나 비정규직으로 바꿔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임금 피크제'를 도입해 고령자의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또 ▶연령차별금지법 제정▶공공 부문의 노인 채용 강제화▶실버인력뱅크 설립▶노인적합직종 재정비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신성식.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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